[입시] KAIST 대학원 면접 후기 (기계공학과) - 전공 구술시험 질문과 최종 탈락

안녕하세요. 이번에도 기록을 남기고자 합니다.

때는 2019년 8월 5일 전공시험을 보고 합격한 이후, 8월 20일에 면접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사실 마지막에 떨어져서, 그때 낙심하는 바람에 글을 안 썼던 것도 있습니다. 그래도 KAIST 기계공학과 대학원 면접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남겨두고 싶어, 이렇게 오래된 기억을 다시 꺼내 정리해봅니다.

앞선 전공시험(필기) 후기는 아래 글에 정리해두었습니다. ↓

[입시] 카이스트 대학원 필기시험 (기계공학과) - 후기(1)
[입시] 카이스트 대학원 필기시험 (기계공학과) - 후기(1)
2019년 8월 KAIST 기계공학과 대학원 필기시험 — 첫 번째 세트 5문제 복기. 수학·고체역학·동역학·열역학·유체역학 각 1문제씩 (2시간). ODE·Von-mises stress·Work&Energy·Energy equation·정수력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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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은 어떻게 진행되나

면접장 안에 들어가면 우선 대기실에서 기다립니다. 그리고 한 명씩 호명이 되는데, 호명이 되면 방 두 개가 있는 곳으로 이동해 그 앞 의자에서 다시 대기합니다.

두 개의 방은 이렇게 나뉘어 있었습니다.

  • 1번 방 — 열역학, 유체역학 질문방
  • 2번 방 — 동역학, 고체역학 질문방

각 방은 대략 20~30분씩 소요되고, 방 안에는 칠판이 있으며 세 분의 교수님이 계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제 각 방에서 제가 어떤 질문을 받았는지 정리해보겠습니다.

실제로 받았던 구술시험 문제 (기억나는 대로)

  1. 1번 방(열-유체) — 유체역학: 벤투리(Venturi) 관에서 연속방정식·베르누이로 유속과 압력 관계 구하기
  2. 1번 방(열-유체) — 열역학: 여러 기체 중 가장 이상기체에 가까운 기체를 고르고 이유 설명하기
  3. 2번 방(동-고체) — 고체역학: 단면 형상별 단면 2차 모멘트(I)와 보(Beam)의 강성·처짐·고유진동수

첫 번째 방 — 열역학·유체역학

방에 들어가면 칠판 앞에 서게 되고, 칠판에는 두 개의 문제가 적혀 있었습니다.

1. 유체역학 — 벤투리(Venturi) 문제

파이프의 직경이 감소하는 벤투리(Venturi) 형태의 문제였습니다. 비압축성, 정상유동, 마찰손실 무시를 가정하고 연속방정식베르누이 방정식을 이용해 풀이했습니다.

먼저 유량이 일정하므로 연속방정식에서

$$A_1 V_1 = A_2 V_2$$

이고, 단면적은 $A = \dfrac{\pi D^2}{4}$ 이므로 직경으로 표현하면

$$D_1^2 V_1 = D_2^2 V_2 \quad\Rightarrow\quad V_2 = \left(\frac{D_1}{D_2}\right)^2 V_1$$

을 얻습니다. 다음으로 수평 배관($z_1 = z_2$)이라고 가정하고 베르누이 방정식을 적용하면

$$P_1 + \frac{1}{2}\rho V_1^2 = P_2 + \frac{1}{2}\rho V_2^2$$

이고, 앞에서 구한 $V_2$를 대입해 압력차를 정리하면

$$P_1 - P_2 = \frac{1}{2}\rho\left(V_2^2 - V_1^2\right)$$

가 됩니다. 결과를 해석하면 이렇습니다.

  • 직경 감소 ($D_2 < D_1$)
  • 단면적 감소 ($A_2 < A_1$)
  • 유속 증가 ($V_2 > V_1$)
  • 압력 감소 ($P_2 < P_1$)

즉, 직경이 작아질수록 유속은 증가하고 압력은 감소한다는 벤투리 효과를 이용하는 전형적인 문제였습니다. 다만 비압축성, 정상유동, 마찰손실 무시 가정을 칠판에 직접 쓰고 설명하면서 풀어야 합니다. 베르누이 방정식만으로 풀리는, 유체역학에서 가장 쉬운 축에 드는 문제라 무난했다고 생각합니다.

2. 열역학 — 이상기체 판별 문제

이 열역학 문제는 참 특이한 걸 물어봤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기계공학에서 열역학이라고 하면 열역학 사이클(랭킨, 브레이튼, 오토, 디젤 등)을 대상으로, 질량보존식(연속방정식), 열역학 제1법칙(에너지 보존), 열역학 제2법칙(엔트로피)을 적용해 각 상태점의 압력($P$), 온도($T$), 엔탈피($h$), 엔트로피($s$)를 구하고, 이를 이용해 열전달량($Q$), 일($W$), 질량유량($\dot{m}$) 등을 계산하며 사이클 효율·출력을 구하는 문제가 주를 이룹니다.

당연히 이런 사이클 계산 문제를 예상하고 들어갔는데, 실제로는 조금 더 일반화학에 가까운 개념을 묻는 문제였습니다. 칠판에는 제 기억으로 NO₂, CO₂, H₂를 포함한 약 5개의 기체와 각각의 Temperature($T$), Pressure($P$)가 적혀 있었습니다. (부피는 따로 주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문제는 "이 중 가장 이상기체에 가까운 기체를 고르고, 그 이유를 설명하라"였습니다.

제 사고 과정은 이랬습니다.

  1. 가장 먼저 이상기체 상태방정식 $PV = nRT$ 를 떠올렸습니다.
  2. 문제에서 $P$와 $T$만 주어졌기 때문에, 우선 부피가 동일하다고 가정하고 $\dfrac{P}{T} = \dfrac{nR}{V}$ 관계를 생각했습니다. 주어진 정보만으로 접근할 수 있는 부분부터 해석하려 했습니다.
  3. 그런데 이 식만으로는 기체의 종류에 따른 차이를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단순히 이상기체 상태방정식만 적용할 게 아니라 기체 자체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4. 이후 반응성이나 분자 간 상호작용을 떠올리며 가장 이상기체에 가까울 것 같은 기체를 골라 답했습니다. (당시 어떤 기체를 선택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습니다.)
  5. 면접관의 반응을 보며 '내가 너무 이상기체 상태방정식에만 갇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Moran & Shapiro 교재에서 배운 실제기체 모델을 떠올렸습니다. 압축성 계수(Compressibility Factor)를 이용한 보정식 $PV = ZnRT$ 와, 반데르발스 상태방정식

$$\left(P + \frac{an^2}{V^2}\right)(V - nb) = nRT$$

까지 설명하면서 실제기체의 특성을 고려하기 시작했습니다. 6. 마지막으로 일반화 압축성 선도(Generalized Compressibility Chart)가 떠올랐고, 특정 조건에서는 H₂가 비교적 이상기체에 가까운 거동을 보인다는 내용을 기억해 그 방향으로 설명을 이어갔습니다.

돌이켜보면 정답을 바로 맞히기보다는, 주어진 정보로 먼저 이상기체 상태방정식을 적용하고, 부족한 부분을 인지한 뒤 실제기체 모델까지 사고를 확장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려 했던 답변이었습니다.

약간 꺼름한 느낌을 안고 첫 번째 방을 나왔습니다. 사실 제 주력이 열전달·열역학·유체역학이었기 때문에 여기서 확실히 잡고 나왔어야 했는데, 열역학 문제에서 면접관 눈치를 보며 접근을 수정해나간 방식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두 번째 방 — 동역학·고체역학

그렇게 1번 방에서 나온 뒤 2번 방 앞에서 기다렸습니다. 동역학, 고체역학 방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고체역학은 자신이 있었고, 동역학은 학점이 그다지 좋지 않아 크게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제가 너무 도박수를 뒀습니다. 동역학 성적이 좋지 않았기에, 고체역학 질문으로 몰아가려고 면접관분들을 고체역학 쪽으로 유도했습니다. 고체역학이면 보통 최대응력을 구해 항복점(Yield) 초과 여부를 보거나, 모멘트에 의한 휨·압축(Compression)·인장(Tension)·주응력(Principal Stress) 개념을 물어볼 거라 생각했습니다. 재료거동학도 나름 우수한 성적을 받아서 자신이 있었습니다.

고체역학 — 보(Beam)와 단면 2차 모멘트

그러나 정작 나온 문제는 제가 자신 있어 하던 최대응력·항복·주응력 쪽이 아니었습니다. 하필 고체역학에서 가장 마지막 챕터에 나오는, 그나마 진동과 맞닿아 있는 부분을 물어보셨습니다. 문제를 보는 순간 '아, 이건 내가 좀 약한 데인데…' 싶어, 뭔가 잘못 걸렸다는 느낌부터 들었습니다.

문제는 보(Beam)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정확한 문제는 기억나지 않지만, 삼각형·사각형 등 서로 다른 단면 형상을 제시하고 단면 2차 모멘트(Area Moment of Inertia)를 계산·비교하는 유형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먼저 각 단면의 단면 2차 모멘트 $I$를 구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단면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I_{\text{사각형}} = \frac{bh^3}{12}, \quad I_{\text{삼각형}} = \frac{bh^3}{36}, \quad I_{\text{원}} = \frac{\pi d^4}{64}, \quad I_{\text{중공원}} = \frac{\pi (D^4 - d^4)}{64} $$

이 $I$를 구하고 나면, 보통 다음으로 이어집니다.

  • 굽힘응력: $\sigma = \dfrac{My}{I}$
  • 처짐(보 방정식): $EI\,\dfrac{d^4 y}{dx^4} = q(x)$
  • 보의 고유진동수: $\omega_n \propto \sqrt{\dfrac{EI}{\rho A}}$

핵심은 단면 형상에 따라 $I$가 달라지고, 그 결과 굽힘 강성($EI$), 응력, 처짐, 고유진동수가 모두 달라진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문제였습니다. 이때 교수님들은 특히 진동수를 중점적으로 물어보시면서, 단면 형상이 바뀌면 고유진동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파고드셨습니다.

Euler-Bernoulli 보 방정식과 미분의 물리적 의미

이어서 나온 게 Euler-Bernoulli 보 방정식(Euler-Bernoulli Beam Equation)에서 각 미분의 물리적 의미였습니다. 고체역학에서 보의 처짐을 배울 때 거의 마지막에 다루는 내용입니다.

$$EI\,\frac{d^4 y}{dx^4} = q(x)$$

각 미분의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미분 의미 물리량
$y(x)$ 처짐(변위) Deflection
$\dfrac{dy}{dx}$ 기울기 Slope (회전각)
$\dfrac{d^2 y}{dx^2}$ 곡률 Curvature
$\dfrac{d^3 y}{dx^3}$ 전단력과 관련 Shear Force
$\dfrac{d^4 y}{dx^4}$ 분포하중과 관련 Distributed Load

유도 과정은 이렇습니다.

$$M = EI\,\frac{d^2 y}{dx^2}, \quad V = \frac{dM}{dx} = EI\,\frac{d^3 y}{dx^3}, \quad q = \frac{dV}{dx} = EI\,\frac{d^4 y}{dx^4}$$

솔직히 이 부분은 거의 마지막 챕터에 나오는 내용이라, 조금 덜 보고 들어갔습니다. 아는 개념인데도 '아차차, 이거 좀 더 보고 들어올걸' 싶었습니다. 이미 동역학은 약하고 고체역학은 자신 있다고 도박수를 둔 상태라, 하필 여기서 막히니 참 난감했습니다. 결국 면접관님들의 도움을 받아 마지막에 답을 하긴 했지만, 이때 점수가 많이 깎였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기계시스템제어를 물어봤으면 좋았을 텐데 싶었습니다. 4대역학·열전달·재료거동학·기계시스템제어까지 다 들었는데, 유일하게 못 들은 과목이 진동이었고 동역학에도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고체 쪽으로 몰아가는 무리수를 둔 게 결국 발목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최종 탈락

이렇게 총 40~50분 정도의 면접이 진행됐고, 더운 여름 날씨에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4학년 막학기 도중인 9월에 면접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결과는 탈락이었습니다.

전공시험 공부부터 쭉 달려왔던 게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사실 서울대학교도 미리 컨택해뒀었지만, KAIST에서 떨어지고 나니 완전히 방전돼서 또 한 번 서울대 입시를 준비할 기력이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 학기는 졸업작품에 집중해 학부를 마무리하고, 학부연구생을 하고 있던 자대 대학원(같은 학교 랩실)으로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자대(연세대) 대학원으로 진학한 과정과 그때의 구술시험 질문은 다음 글에 이어서 정리해두었습니다. ↓

[입시] 연세대 대학원 면접 후기 (기계공학과) - 구술시험 질문과 일정
[입시] 연세대 대학원 면접 후기 (기계공학과) - 구술시험 질문과 일정
연세대 기계공학과 대학원 진학 후기입니다. 지원 일정부터 학업 및 연구계획서, 실제 구술시험 전공 질문(유체역학, 열역학, 제어)까지 직접 겪은 대로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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