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연세대 대학원 면접 후기 (기계공학과) - 구술시험 질문과 일정
기억이 좀 오래되긴 했지만, 이번에는 대학원 진학 관련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연세대학교 일반대학원 기계공학과 진학 과정 — 지원 일정, 제출 서류, 그리고 실제로 받았던 구술시험(면접) 질문까지 기억을 더듬어 정리했습니다.
KAIST 낙방, 그리고 자대 랩실로
앞선 KAIST 글에서 봤다시피, KAIST로 진학하고자 시험을 보고 면접을 봤으나 최종적으로 KAIST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결국 학부연구생을 하고 있었던 자대 랩실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제가 학부연구생을 하던 랩실은 "Turbulence Lab"으로, 전통 유체역학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것과 동시에 AI를 접목해서 유체 문제를 풀어나가는 랩실입니다.
KAIST에 진학하기 위한 그 과정들보다는 자대 랩실로 진학하는 게 훨씬 편하긴 했습니다. 이미 KAIST 전공시험을 위한 동역학, 열역학, 유체역학, 고체역학 각 1, 2과목 모두 + 기계공학수학 1, 2를 전부 공부해서 전공 시험을 보고 온 것도 한몫했던 것 같습니다.
이미 학부에서 들었던 과목들도 있었고, 교수님들이 면접 볼 때 그냥 그 과목을 그대로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지원 일정 (2020년 봄학기 입학)
당시 일정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일정 | 내용 |
|---|---|
| 2019.10.25 ~ 11.01 | 입학원서 접수 |
| 2019.11.27 | 구술시험 대상자 발표 |
| 2019.11.30 | 구술시험 |
| 2019.12.13 | 최종 합격자 발표 |
대학원 진학할 때 서류를 내고 면접을 봤었습니다. 면접은 공학관D 건물에서 진행되었으며, 6층 의자에 앉아 대기를 했습니다. 면접 볼 때는 세 분의 교수님이 계셨습니다.
제출 서류와 연구계획서
우선 지원서 작성 시 학업 및 연구계획서를 작성해야 했고, 해당 질문 사항은 (2020 봄학기 입학 기준) 아래 3가지였습니다.
- 자기소개 (self-introduction)
- 진학 동기
- 수학 및 연구 계획
당시 냈던 서류는 토익 성적 및 성적표, 그리고 수상 경력과 졸업예정 증명서 등을 같이 PDF로 묶어서 제출했습니다.
구술시험(면접) 과정과 전공 질문
구술시험 대상자를 발표하고 나서 구술시험을 봤습니다. 면접 과정은 이랬습니다.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 기계과 교수님 전체가 3명씩 나뉘어 각 강의실에 계시고, 학생들은 각 강의실로 분배됩니다. 저는 배정된 강의실 앞 의자에 앉아 순서를 기다리다가, 제 차례가 되면 들어가면 됐습니다. 그리고 어느 방에 배정되느냐, 즉 어떤 교수님을 만나느냐에 따라 질문이 완전히 복불복이었습니다.
들어가면 우선 어느 랩실로 컨택했냐고 물어보시고, 몇 가지 전공 지식에 대해 물어보셨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모든 세부 사항이 기억나지는 않지만, 기억을 거슬러 몇 가지 질문을 정리해봅니다. 자기소개는 무조건 들어갑니다. 그리고 아래는 전공과목에 대한 몇 가지 질문들이었습니다.
실제로 받았던 구술시험 전공 질문
- 유체역학: Streamline, Pathline, Streakline의 차이
- 열역학: Intensive Property, Extensive Property 관련 질문
- 기계 시스템(제어): 1차 시스템, 2차 시스템 관련 질문
- 복소평면의 Pole Diagram을 제시하고, 지배극점(Dominant Pole)을 이용한 시스템 차수 판단과 2차 시스템 근사
- 참고로 "극점(Pole)이 5개인데 몇 차 시스템이냐"처럼 일부러 잘못된 유도를 섞기도 하셨습니다
사실 이런 것들은 대부분 유체역학과 열역학 초반에 배우는 기본 개념이라, 학부 때 제대로 봤으면 충분히 답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제가 그때 답했던(또는 답했어야 할)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Streamline, Pathline, Streakline (유선, 유적선, 유맥선)
- Streamline (유선): 특정 시점에서 유체 속도 벡터에 항상 접하는 선입니다. 유체 입자는 그 순간 유선을 가로질러 움직이지 않습니다. 셋 중 가장 많이 쓰는 개념입니다.
- Pathline (유적선, 입자 궤적): 하나의 유체 입자가 실제로 이동한 경로입니다. 잉크 한 방울을 떨어뜨렸을 때 그 입자가 지나간 궤적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 Streakline (유맥선): 같은 위치를 통과한 모든 유체 입자들을 이은 선입니다. 실험에서 한 지점에 계속 염료를 주입하면 보이는 선이 바로 Streakline입니다.
여기에 "정상류(steady flow)에서는 이 셋이 모두 일치하고, 비정상류에서는 서로 달라진다"까지 덧붙이면 깔끔합니다.
Intensive Property, Extensive Property (강성적 성질, 종량적 성질)
- Intensive property (강성적 성질): 물질의 양과 무관한 성질입니다. 온도, 압력, 밀도가 대표적이고, 계를 반으로 나눠도 값이 그대로입니다.
- Extensive property (종량적 성질): 물질의 양에 비례하는 성질입니다. 질량, 부피, 내부에너지, 엔트로피가 그렇고, 계를 반으로 나누면 값도 반이 됩니다.
- 참고로 extensive property를 질량으로 나누면 intensive property(비체적, 비엔탈피 등)가 됩니다.
Dominant Pole (지배극점)과 2차 시스템 근사
- 지배극점(Dominant Pole): 시스템 극점 중 허수축(jω축)에 가장 가까운 극점입니다. 실수부 크기가 가장 작아 가장 천천히 감쇠하기 때문에, 과도응답(transient response)을 사실상 지배합니다.
- 반대로 허수축에서 왼쪽으로 멀리 떨어진 극점은 빠르게 감쇠해 응답에 거의 기여하지 않습니다. 보통 지배극점보다 실수부가 5배 이상(문헌에 따라 5~10배) 멀면 무시할 수 있다고 봅니다.
- 그래서 고차 시스템이라도 지배극점(대개 복소공액 한 쌍)만 남기면 2차 시스템으로 근사할 수 있습니다. 이게 "2차 시스템 근사"입니다.
그리고 "극점이 5개인데 몇 차 시스템이냐"는 질문은 함정이었습니다. 이렇게 답하면 됩니다.
- 시스템의 차수(order)는 극점의 개수와 같습니다. 극점이 5개면 엄연히 5차 시스템입니다.
- 다만 그중 지배극점 2개(복소공액 한 쌍)가 응답을 지배하고 나머지 3개가 충분히 멀리 있으면, "거동"만 2차로 근사할 수 있는 것이지 차수 자체가 2차가 되는 건 아닙니다.
- 즉 차수(극점 수)와 근사 차수(거동 기준)를 구분해서 답하면 됩니다.
기계과에서 기본 개념이라고 하는 것들은 모두 익숙해져 있는 상태여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떤 질문이 나올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4대역학 또는 동역학, 진동, 열전달 등에서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열역학이면 좀 더 나아가 엔탈피와 엔트로피에 대한 정확한 개념, 유체역학이면 Couette flow와 베르누이 방정식에 대한 직관, 더 나아가 Navier-Stokes equation 등 무엇을 물어봐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결국 면접은 운도 큽니다. 어느 방에 배정되어 어떤 교수님을 만나느냐에 따라 물어보는 게 천차만별이었으니까요.
연세대학교 일반대학원 기계공학과 석사과정 2020 전기 최종 합격 화면입니다. 개인정보(수험번호, 성명, 학번)는 모자이크 처리했습니다.
이미 KAIST에서 고배를 마시고 힘들었던 여름방학을 보낸 만큼, 자대 대학원으로 진학하는 것은 그렇게 큰 감흥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랩실과 연구 주제 선택 (강화학습으로 유체 제어)
참고로 저는 해당 랩실에서, 이전 학부연구생 때 계속 하고 있었던 미세먼지 관련 시계열 예측 모델을 그대로 이어갈지, 아니면 새로운 것을 할지 결정해야 했습니다.
2018~2019년에 학부연구생으로 연구했던 AI 연구도 마음에 들었고, 이제는 실제 유체역학에 접목해서 무언가를 제어해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습니다. 아니면 항력을 줄일 수 있는 기하 구조를 만드는, 그런 연구를 하고 싶었습니다.
대학교 3학년 과목에서 강화학습을 통한 자율주행을 배우기도 했었고(그때는 정확히 이해하긴 어려웠지만), 강화학습으로 유체를 제어한다는 게 정말 멋있어 보였습니다.
남들이 잘 하지 않는 나만의 무언가. 사실 이 생각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어쨌든 이런 생각과 연구가 제 현재 직장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되었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대학원 생활이 제 인생, 그리고 현 직장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해 이어서 적어보려고 합니다. 세부적인 개념들도 그때 함께 정리하겠습니다.
댓글